요즘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마음이 답답하고 힘겨운 상황이 많습니다. 그만큼 마음이 많은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겠지요. 사회정서교육에 대한 관심이 유독 많아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정책네트워크>에서는 이번 주제로 ' 청소년 마음건강과 자살예방 정책 추진 현황'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부에서 실시하려고 추진하고 있는 상황도 알아보고 영국의 사례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청소년 마음건강 및 자살예방 정책 추진 현황- 「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을 중심으로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의 마음건강은 다양한 위기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학업 및 진로에 대한 부담,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심화된 관계 단절과 고립, 디지털 과의존과 온라인 유해매체 등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국면의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험 요인들에 직면해 있다. 청소년의 마음건강을 개인의 문제나 일시적인 성장통으로만 바라보기 어려운 이유다. 최근 교육부는 ‘청소년 마음건강 증진 및 함께 살아가는 기본사회 구현’이라는 비전하에 관계부처와 함께 「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을 수립하였다. 동 대책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기존의 ‘학생’ 중심 ‘학내외 기반 강화’ 정책에서 나아가, ‘학교 밖’을 포함한 청소년 성장환경 전반을 아우르는 데 방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가정, 학교, 미디어 등 다양한 주체의 역할과 책무성을 강조하고, 예방-감지-개입-회복 등 마음건강 지원 전 단계를 아우르는 안전망을 강화하고자 한다. ➊ 위기 예방을 위해, 모든 아이의 ‘마음근육’을 키운다. 청소년들의 마음건강을 보호하는 정책의 출발점은 아이들이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스스로 마음을 돌보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우선, 현재 모든 학교에서 범교과 6차시 수준으로 운영 중인 ‘사회정서교육’을 2027학년도부터는 17차시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스스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 감정을 수용하고 표현하는 법, 타인과 건강하게 관계맺는 법, 스트레스와 불안을 다루는 법 등을 공교육 내에서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이다. 아울러 학교 내 ‘진로연계교육’과 체육·예술교육을 내실있게 운영하여 학생들의 진로 고민과 학업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신체적·정서적 건강 증진을 지원한다. 한편, 학교 교육만으로는 아이들의 마음건강을 온전히 보호하기 어렵다. 부모에게 자녀의 성장단계에 맞는 양육정보와 부모교육과정을 적극 안내하고, 교원과 예비교원의 학생 마음건강 지도 역량을 제고하여 가정과 학교에서의 인적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나아가, 또래 관계 문제, 디지털·온라인 매체 등 청소년의 일상을 둘러싼 마음건강 저해요인에도 주목한다. ‘마음챙김 동아리’, ‘학교폭력 예방주간’ 등을 통해 학교 내 긍정적 관계 형성과 회복 문화 조성을 지원하고, 수학여행·체험활동·소풍·운동회 등 공동체 활동도 적극 독려한다. 한편, SNS 과의존 예방교육 및 치유 프로그램, 온라인 상 유해정보에 대한 모니터링과 시정 요청, 자극적인 자살보도 규제 도입 등 디지털 매체 기반 위험요인 완화를 위한 대응책을 모색한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할 것이다. ➋ 보이지 않는 위기 징후를 감지하기 위해 선별 기제를 다각화한다. 청소년 마음건강의 위기는 복합적인 원인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고, 자살 청소년의 대다수는 사전에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지 않는 등 높은 비표출성을 보인다. 이에, 보다 촘촘하고 다각적인 선별기제를 운영하여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학교 기반 정기검사인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를 개선하고, 수시검사인 ‘마음EASY검사’의 접근성을 강화하여 검사체계를 내실화한다. 동시에, 학교 내 인적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교원과 또래 대상 ‘생명지킴이 교육’을 확대함으로써 위기 징후를 일상에서 인지할 수 있는 인적 안전망인 ‘게이트키퍼’를 양성해 나간다. 뿐만 아니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한 학교밖 위기 청소년 발견 기제를 강화하고, AI 기반 위기징후 발굴시스템 등 새로운 감지체계 도입도 적극 추진한다. 중요한 것은 ‘위기 감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감지된 위기 징후가 곧바로 필요한 도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담 및 치료 지원과의 긴밀한 연결성을 확보하고 사후관리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안정적인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➌ 위기 징후가 감지된 청소년을 상담·치료·보호까지 빈틈없이 지원한다. 정서적 위기징후가 확인된 청소년들이 적기에 필요한 상담을 받지 못하거나, 전문기관으로 연계되지 못할 경우 위기 감지의 의의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이번 대책은 위기 징후에 대응하는 인적·물적 인프라를 내실화하기 위한 많은 과제들을 포함하였다. 먼저, 학교 내 위클래스 설치 확대와 전문상담인력 확충, 학교 밖 위센터 및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기능 강화 등을 통해 학내외 상담 여건 개선을 지원한다. 나아가, 정신건강 전문가가 학교를 찾아가는 긴급지원팀 설치를 지속 확충하고, 기존에 진료비와 치료비로 한정되어 있던 ‘학생 마음바우처’의 지원범위도 상담비까지 확대해 나간다. 뿐만 아니라, 위기 청소년이 교육과 치료 서비스를 함께 지원받을 수 있는 이른바 ‘복합지원기관’을 확충하여 위기 청소년 대상 맞춤형 지원 기반을 강화하고, 정신건강 전문의와 청소년 전용 병동·병상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도 살핀다. 자해·자살시도 후 즉각적인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상태는 아니지만 곧바로 가정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고위기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일시보호 시설을 확보하는 등 가족 지원체계가 취약한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들도 모색한다. 나아가, 지방정부와 교육청, 위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자살예방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경찰·소방 등 지역 내 여러 기관들이 청소년 마음건강 증진이라는 공동의 목표하에 하나의 안전망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강화한다. 청소년 한명 한명을 복수의 기관이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관이 각자의 권한과 전문성을 발휘하여 상호 기민하게 협력하고, 지속적으로 사례관리하는 지역 단위 통합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➍ 위기를 넘긴 뒤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까지 함께한다. 청소년 마음건강을 지키는 일은 위기 후 안정적인 일상복귀를 조력하는 단계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자해나 자살시도와 같은 극단적인 위기 상황을 경험한 학생들이 다시 학교 현장으로 돌아와 이전처럼 또래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학업을 이어가며 마음을 회복해야 위기가 반복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복귀 학생들의 안정적인 학업 수행과 관계 형성을 돕는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또래 학생들 대상 공감·존중감 제고 교육과 복귀학생 대응 매뉴얼 보급 등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나아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청소년의 주변인이 정서적 상실감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자조 활동 및 애도교육, 소진 방지 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이번 대책이 ‘회복’을 별도의 정책 지원 단계로 설정한 것은 위기 상황을 경험한 당사자와 주변인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것 역시 정책이 추구해야 할 중요한 지향점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➎ 지속 가능한 마음건강 정책의 토대를 만든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인력, 재정, 법적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장에 뿌리내리기 어렵다. 특히, 마음건강과 관련한 정책 분야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성격이 강한 영역이기에 가시적 성과위주의 국가 예산배분 체계 하에서는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번 대책이 마지막 축으로 ‘정책적·환경적 기반 조성’을 제시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먼저, ‘보통교부금’과 총액인건비 내 ‘국가정책수요’ 등을 활용하여 학생 마음건강 분야 재정과 인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국가와 지방정부, 가정 및 학교 등 주체별 역할과 책임을 명시하고, ‘사회정서교육’과 지원체계의 설치·운영 등 근거를 담고 있는 「학생 마음건강 지원법」 제정도 국회와 함께 추진한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 심리부검과 자살 사망자의 디지털 정보 및 통계를 분석하여 근거 기반 정책수립 역량을 정교하게 축적하고, 사회 전반의 생명존중 분위기 조성을 위한 관계기관 공동노력도 지속적으로 독려해 나갈 계획이다. 청소년 자살예방은 어느 한 부처,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학교의 상담실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병원의 문턱을 낮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와 디지털 공간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 어려움을 겪는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번 대책이 지향하는 변화도 결국 그곳에 있다. 위기 청소년을 찾아 사후적으로 지원하는 사회에서 위기에 이르지 않도록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사회로, 도움을 요청한 청소년에게 기관을 안내하는 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 곁으로 먼저 다가가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다. 결국 청소년의 마음을 지키는 일은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이 되어야 한다. 청소년들이 실패와 좌절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있다고 믿으며, 자신의 존재가 소중하다고 느끼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그것은 교육이 나아가야 할 가장 기본적인 목표인 동시에 국가와 공동체가 함께 감당해야 할 책무다. 청소년의 마음건강을 지키는 일에 너무 이른 개입은 없다. 아이들이 오늘을 견뎌내는 데 그치지 않고 내일을 기대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지켜주는 데 우리 사회의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