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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영국의 교육에서 본 학생 마음건강지원체제2026-10-25 12:24
작성자 Level 10

영국(잉글랜드)의 학생 마음건강 지원 체계

정책 배경과 추진 체계

영국(잉글랜드)은 학교를 아동·청소년 마음건강 지원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 보편적 예방에서 전문 치료까지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지원 체계를 구축해 왔다. 그 배경에는 빠르게 악화된 학생 정신건강 지표가 있다. 잉글랜드 국가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England, NHS England)의 「2023년 잉글랜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조사(Mental Health of Children and Young People in England, 2023)」에 따르면 정신건강 장애가 의심되는 아동 및 청소년 비율은 8-16세 기준 2017년 12.5%에서 2023년 20.3%로 높아졌고, 17~19세는 약 23%에 달했다. 같은 기간 17~19세의 섭식장애 의심 비율은 0.8%에서 12.5%로 급증하였다(NHS England, 2023).

수요 증가는 서비스 이용에서도 확인된다. 아동 및 청소년 정신건강 서비스(Children and Young People’s Mental Health Services, CYPMHS) 접촉 인원은 2019년 11월 약 23만 1천 명에서 2023년 11월 약 44만 5천 명으로 4년 만에 거의 두 배가 되었다(House of Commons Library, 2024). 코로나19 시기의 사회적 고립과 학습 결손, 빈곤, 온라인 괴롭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NHS England, 2023).

정책의 본격적 출발점은 2017년 녹서1)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지원의 혁신(Transforming Children and Young People’s Mental Health Provision)」이다. 녹서는 위기 학생에게 사후적으로 집중되던 지원의 무게중심을 학교 기반 예방과 조기개입으로 앞당기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정신건강 지원팀(Mental Health Support Teams, MHST)과 정신건강 선임 책임자(Senior Mental Health Lead, SMHL)라는 두 축을 마련하였다(Department of Health & Department for Education, 2017). 정책은 교육부(Department for Education, DfE), 보건사회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Social Care, DHSC), NHS England가 공동으로 설계하고, 지역에서는 통합의료위원회(Integrated Care Boards, ICB)가 재정과 서비스를 조정하는 범부처 구조로 추진된다(DHSC, DfE, & NHS England, 2025).

최근에는 이 흐름이 보건 정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2025년 7월 「10년 보건계획(Fit for the Future: 10 Year Health Plan for England)」은 치료에서 예방으로의 전환을 핵심 축으로 제시하였다(NHS England, 2025). 정부는 2026년 5월 학교, 지방정부, 지역사회의 역할까지 포괄하는 범정부 「정신건강 전략」 수립에 착수하여 연내 발표를 예고하였다(DHSC, 2026). 같은 시기 정부는 정신건강 인력 8,500명 추가 채용 공약을 조기 달성했다고 밝혔으며, 2026/27년 NHS 정신건강 지출은 역대 최대인 161억 파운드(한화 약 32조 2,000억 원)로 전망된다(Hansard, 2026.5.19.).

1) 녹서(Green Paper): 정부가 정책을 확정하기 전에 쟁점과 대안을 제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발간하는 협의 문서이다.

학교 안 지원: 교육과정과 정신건강 지원팀

학교 지원의 토대는 ‘학교 전체 접근법(whole-school approach)’이다. 공중보건국(Public Health England, PHE)과 교육부가 2021년 발표한 지침은 리더십, 학교 기풍, 교육과정, 학생 참여, 교직원 역량, 필요 파악, 학부모 협력, 표적 지원과 의뢰라는 8대 원칙을 제시하여, 마음건강 지원을 특정 프로그램이 아닌 학교 운영 전반의 과제로 규정한다(PHE & DfE, 2021).

보편적 예방은 정규 교육과정인 관계·성·보건교육(Relationships, Sex and Health Education, RSHE)이 담당한다. 2025년 7월 전면 개정된 지침이 2026년 9월부터 모든 학교에 의무 적용되면서, 정신적 웰빙은 보건교육 아홉 개 영역 중 첫 번째로 배치되어 신체 건강과 동등하게 다루어진다. 초등에서는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 일상적 걱정에 대처하는 법, 도움을 요청할 대상을 배운다. 중등에서는 자살예방이 새롭게 강조되었는데, 학교가 정신건강 전문가와 협의하고 근거 기반 교직원 연수를 갖춘 뒤 다루도록 했다. 성착취 협박, 딥페이크 등 디지털 위험도 학습 내용에 포함되었다(DfE, 2025).

표적 지원은 정신건강 지원팀(MHST)이 맡는다.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양성과 재정을 지원하는 이 팀은 경증 및 중등도 문제를 겪는 학생에게 저강도 인지행동치료 등 근거 기반 개입을 제공하고, 학교 전체 접근법 정착을 돕고, 전문 서비스와의 연계를 담당한다(DHSC, DfE, & NHS England, 2025). 2026년 6월 발표에 따르면 약 600만 명(전체의 약 60%)의 학생과 1만 1,800여 개 교육기관이 지원 대상이 되었고, 중등학교의 약 80%가 팀에 접근할 수 있다. 학교 10곳 중 9곳은 학생 정신건강 개선에, 7곳은 출석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였다(DfE, DHSC, & NHS England, 2026). 정부는 2029/30년까지 모든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나, 초등(56%)과 특수학교(42%)의 커버리지는 아직 낮다고 보고되었다(DfE, 2026).

학교 내부에서는 정신건강 선임 책임자(SMHL)가 학교 전체 접근법을 총괄한다. 정부는 학교당 약 1,200파운드(한화 약 240만 원)의 연수 보조금을 지원했으며, 대상 기관의 약 81%인 1만 7,995개 기관이 이를 활용하였다(DHSC, DfE, & NHS England, 2025).아울러 2026년 4월 제정된 「아동 웰빙 및 학교법(Children’s Wellbeing and Schools Act 2026)」에 따라 2026년 9월부터 무상급식 대상이 유니버설 크레딧(Universal Credit)2) 수급 가정 전체로 확대되어 약 50만 명이 새로 혜택을 받고, 초등학교 무료 아침식사 클럽도 단계적으로 의무화되고 있다(Children’s Wellbeing and Schools Act 2026; The Purple Elephant Project, 2026). 이는 빈곤 등 마음건강의 사회적 토대를 학교 차원에서 보완하려는 조치이다.

2) 유니버설 크레딧(Universal Credit)은 잉글랜드를 포함한 영국의 근로연령 저소득층을 위한 통합 공공부조 제도이다. 「복지개혁법(Welfare Reform Act 2012)」에 따라 2013년부터 도입되었으며, 고용연금부(Department for Work and Pensions, DWP)가 운영한다. 소득지원, 구직수당, 고용지원수당, 주거급여, 아동세액공제, 근로세액공제 등 기존 6개 급여를 하나로 묶어 매월 지급한다. 기존에는 유니버설 크레딧 수급 가정 중 연간 근로소득이 7,400파운드(한화 약 1,480만 원) 이하인 경우에만 자녀가 무상급식을 받을 수 있었다. 「아동 웰빙 및 학교법」 시행으로 2026년 9월부터 이 소득 기준이 폐지되었다.

학교 밖 지원: 지역사회 허브와 전문 서비스

학교 밖에서는 의뢰나 진단 없이 청소년이 직접 찾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 허브가 조기개입을 맡는다. 대표 모델인 ‘조기지원 허브(Early Support Hubs)’는 11~25세를 대상으로 예약 없는 방문(drop-in)을 허용하는 개방형 공간이다(Mind, n.d.). 정신건강 상담과 함께 주거, 약물, 진로 등 삶 전반의 문제를 한곳에서 다루는 ‘청소년 정보·조언·상담 서비스(Youth Information, Advice and Counselling Services, YIACS)’ 모델에 기반한다(Youth Access, n.d.). 정부는 2025/26년 24개 허브에 700만 파운드(한화 약 140억 원)를 추가 지원하며, 그 평가 결과를 후속 정책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Hansard, 2025.3.4.).

후속 정책인 ‘청소년 미래 허브(Young Futures Hubs)’는 최근 가장 크게 진전된 영역이다.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epartment for Digital, Culture, Media and Sport, DCMS)가 국가청소년전략(National Youth Strategy)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이 허브는 10~18세(특수교육 필요 학생은 25세까지)를 대상으로 정신건강 지원, 진로 안내, 스포츠·예술 활동, 범죄 예방을 ‘한 지붕 아래(under one roof)’라는 프레임워크로 통합한다(DCMS, 2025). 2026년 4월 버밍엄(Birmingham), 맨체스터(Manchester), 브리스틀(Bristol) 등 8개 선도 지역에서 운영을 시작했고, 2026년 9월 15일 정부는 42개 허브를 추가로 확정하였다. 이로써 의회 임기 내 50개 허브 개설 목표에 다가섰으며, 2026/27~2028/29년 총 7,000만 파운드(한화 약 1,400억 원)가 지방정부에 배분된다. 허브는 새 기관을 세우기보다 지역에 이미 있는 청소년 단체와 서비스를 연결하고, 청소년과 함께 설계(co-creation)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16~24세 대상 ‘청년 허브(Youth Hubs)’와도 연계하여 연령에 따른 지원 단절을 줄이도록 했다(DCMS, 2026).

보다 심각하거나 복합적인 사례는 아동 및 청소년 전문 정신건강 서비스(Child and Adolescent Mental Health Services, CAMHS)로 의뢰된다. CAMHS는 일선 인력의 보편적 지원(1단계), 상담 등 표적 지원(2단계), 다학제 팀의 지역 전문 서비스(3단계), 입원 치료(4단계)로 구성된다(NHS England, 2018). 그러나 이 고리는 여전히 가장 취약하다. 아동청소년위원회(Children’s Commissioner)가 2026년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25년 CYPMHS에 의뢰된 아동은 약 105만 명으로 2018/19년(약 56만 4천 명)의 두 배에 가까웠고, 의뢰 아동의 3분의 1 이상이 여전히 치료를 기다리고 있었다(Children’s Commissioner, 2026).

쟁점과 시사점

영국 체계의 핵심 쟁점은 ‘잃어버린 중간층(missing middle)’이다. 학교의 보편적 지원만으로는 부족하지만 CAMHS의 높은 의뢰 기준에는 이르지 못하는 청소년이 사각지대에 놓이는 현상이다(House of Commons Library, 2024). 정신건강 지원팀(MHST)과 지역사회 허브가 이 공백을 메우려 하지만, 한 팀이 평균 약 8,200명의 학생을 담당하는 현실에서 한계가 있다(DfE, 2026). 또한 잉글랜드는 웨일스·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와 달리 학교 상담 제공 의무가 없어 학교별 편차가 크다(House of Commons Library, 2021). 아동 1인당 정신건강 지출도 지역에 따라 34~141파운드(한화 약 6만 8천~28만 2천 원)로 차이가 나(House of Commons Library, 2024) ‘거주지에 따른 격차(postcode lottery)’가 지적되며(Children’s Commissioner, 2025), 상당수 사업이 한시적 재원에 의존한다는 점도 지속가능성의 과제로 남아 있다.

영국의 경험이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개별 제도보다 ‘연결’이 중요하다. 교육과정에서 배운 도움 요청 역량이 교내 지원으로, 교내 지원이 지역사회와 전문 서비스로 끊김 없이 이어지도록 의뢰 경로와 역할 분담을 명확히 설계해야 한다. 또한 학교를 거치지 않고도 청소년이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낮은 문턱의 지역 거점이 필요하며, 청소년 미래 허브처럼 기존 청소년 시설과 상담 기관을 묶는 방식은 새 기관 설립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지원의 질이 거주지나 가정 배경에 좌우되지 않도록 형평성 관점의 점검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시적 재원에 기대던 영국의 시행착오는 학생 마음건강 지원비와 같은 안정적 재정 기반과 법제화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학생 마음건강# 학생 정서지원체제# 영국의 학생정서지원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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